방이란 곳은 참 포근한 곳이다. 사람들이 살아온 삶이 다른만큼 아픔도 가지각색이고 그 아픔을 간직하는 방법도 다르다. 그렇지만 원예반 소년들의 삶을 다르게 해 주고 세상의 희망이 되었던 그 화분은 증명하기라도 하듯 더욱 강하고 아름답게 자라나갔다. 자신이 평생 해오던 일에서 손을 뗀다는 것은 도전에 대한 확신보다는 소외될 것 같은 불안감이 앞서는 일이다. 하지만 더 큰 차원에 있으려면 자신을 향한 신뢰, 새로운 자신을 볼 수 있다. 잘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비극을 대비하고 끝없이 불안해 한다. 한마디로 자기 자신을 신뢰하지 못한다. 어떤 이는 강한 척하며 상대를 경계하는 반면 어떤 이는 자신만의 세상에 숨는다. . 학교에서 친구들과 싸우고도 문을 닫고 있어본 나만의 방은 따뜻하. , 나는 내 나름대로 치유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오와다도 쇼지처럼 초록색인 잎을 통해 강한 모습을 내려 놓는 방법을 배운다. 이제는 내가 불완전한 다른 청소년들에게 ‘치유’의 의미를 알려줄 때인 것 같다. 쇼지 역시 ......
원예반 소년들을 읽고나서(3)
원예반 소년들을 읽고나서(3)
원예반 소년들을 읽고나서
치유하다. 사람들은 사소한 모든 것에 치유를 받지만 그 치유가 너무 사소해서 치유되었다고 말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살아온 삶이 다른만큼 아픔도 가지각색이고 그 아픔을 간직하는 방법도 다르다. 어떤 이는 강한 척하며 상대를 경계하는 반면 어떤 이는 자신만의 세상에 숨는다. 이렇게 다양하게 품고 있는 마음의 상처가 서로를 치유해 주며 극복해 나아갈 때,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다.
어떤 집단에서든 ‘부류’가 존재한다. 다쓰야는 평범한 중간층의 부류, 오와다는 논다고 표현되는 상위층의 부류, 쇼지는 소외되는 하위층의 부류로 정리할 수 있다. 세상의 위계질서에서 한 명씩 빼온 듯한 이 조합이 함께 손을 어떻게 잡을 수 있었을까 쇼지는 자신을 따돌린 세상이 두려워 상자 안에 얼굴을 가린다. 방이란 곳은 참 포근한 곳이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싸우고도 문을 닫고 있어본 나만의 방은 따뜻하다. 쇼지 역시 세상과는 거리를 두게 해 주는 자신만의 방을 가지고 사람들을 멀리한다. 그런 아이가 문을 열고 사람을 마주하기 시작한다. 시험에 없던 꽃의 종류와 기르는 방법을 공부하며 쇼지의 마음 속에는 어느새 봄이 왔다.
이런 쇼지와는 반대로 세상이 자신을 두려워하도록 하는 오와다도 있다. 그는 자신이 살아온 길에 대한 의문을 품는다. 자신이 평생 해오던 일에서 손을 뗀다는 것은 도전에 대한 확신보다는 소외될 것 같은 불안감이 앞서는 일이다. 그래서 새로운 길을 걸어가는 오와다는 항상 긴장한 채 남들이 자신을 경계하게 하도록 강해 보이게 자신을 포장해왔다. 하지만 이런 오와다도 쇼지처럼 초록색인 잎을 통해 강한 모습을 내려 놓는 방법을 배운다. 마지막으로 다쓰야는 상대방의 아픔을 보는 것이 자신의 아픔이 된다. 너무 평범해서 어쩌면 남들의 상처가 쌓였다. 직선인 인생을 원했던 다쓰야는 화분을 깨뜨린 불량배한테 주먹질을 하고 세상을 떠난 엄마에게 진심을 내려놓았다. 어느새 다쓰야의 인생은 곡선이 된 것이다. 이 삶이 바로 그가 가꿔나갔던 꽃봉오리들이 가져다 준 치유였다. 원예 동아리의 세 소년들 모두 꽃을 가꿔주며 스스로의 마음이 건강해지도록 가꿔나갔다.
세 소년들이 해 온 치유처럼 나는 내 글을 가꿔나가 더 좋은 글을 만들어가며 미래가 두려운 지금, 나는 내 나름대로 치유해 나가고 있다. 다쓰야의 페튜니아, 오와다의 스토크는 씨부터 키운 두 화분이었다. 그래서인지 더욱 애정을 두었지만 자라지는 않던 꽃이었다. 모든 청소년들은 변화가 눈에 보이지 않으면 엄청난 불안과 실패를 향한 두려움을 먼저 안는다. 한마디로 자기 자신을 신뢰하지 못한다. 나 역시 오랫동안 준비해 놓은 도전에도 아무런 믿음이 없다. 잘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비극을 대비하고 끝없이 불안해 한다. 그렇지만 원예반 소년들의 삶을 다르게 해 주고 세상의 희망이 되었던 그 화분은 증명하기라도 하듯 더욱 강하고 아름답게 자라나갔다. 아직은 보이지 않은 결과나 진전없는 현실에 집착하며 자신을 구석으로 넣는 것 보다는 준비해온 과정에 박수를 치면서 성장해 나가는 것이 긴 삶의 시각을 위한 ‘치유’라고 생각한다.
성장해 나가는 과정은 간단하다. 자기 자신의 모습을 직시하고 더 많은 사람들 사이에 자신을 시험하고 그 후에 웃을 때, 새로운 자신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더 큰 차원에 있으려면 자신을 향한 신뢰, 그리고 선택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한다. 세상의 모든 청소년들이 스스로에 대한 기대를 갖고 매일을 살아갈 수는 없지만 한 명씩 자신의 상처를 치유해 나가고 남을 치유해 주면서 성장의 길로는 안내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 나는 미래에 대한 불확신을 극복하여 내 자신을 치유하며 성장하고 있다. 이제는 내가 불완전한 다른 청소년들에게 ‘치유’의 의미를 알려줄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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